현대 음악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로선 음악에 '수학적 구조'를 담았다거나 음악을 작곡하는데 수학을 사용했다는 말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도대체 음악을 만드는데 수학을 어떻게 사용했다는 것인가.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음악엔 어떤 가치가 있단 말인가.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음악에 어떻게 가치를 매길 것인가'이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사람이 음악을 어떻게 인지하는가에 관계된 문제다. 어떤 주파수의 집합을 음악으로 인지하며 어떤 소리를 더 듣기 좋아하고 어떤 음렬을 더 아름답게 느끼며 감정적으로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지. 아직 많은 것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인지과학 분야의 일부분에선 이런 음악인지에 관한 연구를 한다.
  이런 인지과학적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과연 어떤 곡을 작곡하는데 수학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사실인지, 그리고 만일 사실이더라도 그것이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선 상당히 의문이 든다. 물론 예술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라는 것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유의미한 행위여야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닌가? 열심히 논리 기호나 집합을 이용하여 조작한 기호열을 단순히 음렬로 바꾸어 악보에 옮겨놓거나 컴퓨터를 이용해 열심히 계산해서 만들어낸 악보에 어떤 유의미한 정보가 담겨있을까? 그렇게 만든 곡을 발표하고 발행하면서 수학을 사용하였다고 말하고 음악가들 사이에서만 이 곡을 이해받을 수 있어도 좋다는 자세는 음악을 대중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애초에 악보를 봐야만 그 곡의 의도를 해석할 수 있다면 그 음악에 무슨 가치가 있을까. 또한 음렬의 수학적이고 논리적인 구조에만 가치를 둔 곡이라면 그것은 단순한 기호열과 무슨 차이인가? 듣고 작곡가의 의도가 느껴지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진짜 음악 아닐까? 현대 음악 중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통해 기존의 음악과는 다른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 곡이 많다. 작곡에 수학적 기법을 사용했다고 말하기 이전에 그런 기법을 사용하여 생겨나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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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8 13:01 2009/03/0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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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人鬪
    2009/03/08 17:54
    듣자마자 "오! 이 곡조는 Hilbert's Nullstellensatz의 증명을 은유한 거구나!"라는 외침이 절로 튀어나올만한 음악을 만들어내서 나한테 들려주지 않는 한, 저런 헛소리를 믿어줄 순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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