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
일단 작은 자극에도 감정이 쉽게 움직이는 것이, 이게 바로 '가을을 탄다'는 건가 싶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난 생각보다 여린 감성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 같다. 남 앞에서 그걸 표현하는게 서툴고 그런거지. 지금도 표현은 서툴다. 다만 억제되어왔던 감정 표현이 이젠 흘러 넘쳐서 남에게 폐가 되는 방향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
언젠가 들은 요가 수업에서, 원정혜 교수님이 항상 강조했던 것은 '마음을 비우는 것'이었다. 사람의 마음이란게 원래 주변 상황에 쉽게 움직이는 거 같다. 칭찬 한 마디에 기분이 좋아지는가 하면, 마음에 걸리는 소리에는 갑자기 우울해지기도 하고. 이 감정의 흐름을 관조하고 실제로는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관찰하면 진짜 내 본질의 위치를 알 수 있고 감정을 다스릴 수 있다고 했는데, 수업을 들을 때는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 그런데 이 때 스쳐지나갔던 말들이 요즘 다시 떠오르고 있다. 내게 지금 필요한 것은 마음 수련이 아닌가 하는 생각들과 함께.
이 상태가 얼마나 오래갈진 모르겠지만, 또 어찌 보면 내게 있어 이것도 흥미로운 변화가 아닐까 싶다. 다치고 깨지고 닳고. 상처입은 그 자리는 아물고 새 살이 돋아날 것이다. 스스로를 붙잡으려는 노력은 계속되어야겠지만, 한동안 흘러가는 대로 살아보겠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내게도 깨달음과 성장이 찾아올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