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otum per ignotius라는 용어는 라틴어 구문으로, "모르는 것을 모르는 것으로 설명한 것"이란 뜻이다. 즉, 어떤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더 생소한 개념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 : 위키피디아)

수학을 전공하다가 가끔 비 전공자에게 수학 개념을 설명해야할 때 이런 상황이 가끔 생긴다. 굳이 설명할 필요 없는 개념들을 가져와서 괜히 설명한다던가, 일반적인 경우로 문제를 바꿔서 더 어렵게 푼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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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5 18:45 2009/03/15 18:45

  현대 음악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로선 음악에 '수학적 구조'를 담았다거나 음악을 작곡하는데 수학을 사용했다는 말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도대체 음악을 만드는데 수학을 어떻게 사용했다는 것인가.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음악엔 어떤 가치가 있단 말인가.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음악에 어떻게 가치를 매길 것인가'이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사람이 음악을 어떻게 인지하는가에 관계된 문제다. 어떤 주파수의 집합을 음악으로 인지하며 어떤 소리를 더 듣기 좋아하고 어떤 음렬을 더 아름답게 느끼며 감정적으로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지. 아직 많은 것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인지과학 분야의 일부분에선 이런 음악인지에 관한 연구를 한다.
  이런 인지과학적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과연 어떤 곡을 작곡하는데 수학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사실인지, 그리고 만일 사실이더라도 그것이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선 상당히 의문이 든다. 물론 예술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라는 것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유의미한 행위여야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닌가? 열심히 논리 기호나 집합을 이용하여 조작한 기호열을 단순히 음렬로 바꾸어 악보에 옮겨놓거나 컴퓨터를 이용해 열심히 계산해서 만들어낸 악보에 어떤 유의미한 정보가 담겨있을까? 그렇게 만든 곡을 발표하고 발행하면서 수학을 사용하였다고 말하고 음악가들 사이에서만 이 곡을 이해받을 수 있어도 좋다는 자세는 음악을 대중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애초에 악보를 봐야만 그 곡의 의도를 해석할 수 있다면 그 음악에 무슨 가치가 있을까. 또한 음렬의 수학적이고 논리적인 구조에만 가치를 둔 곡이라면 그것은 단순한 기호열과 무슨 차이인가? 듣고 작곡가의 의도가 느껴지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진짜 음악 아닐까? 현대 음악 중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통해 기존의 음악과는 다른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 곡이 많다. 작곡에 수학적 기법을 사용했다고 말하기 이전에 그런 기법을 사용하여 생겨나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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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8 13:01 2009/03/08 13:01

순수 수학.

2009/03/06 11:30 관심사/수학
아무리 추상적인 수학 분야도 언젠가 실제 현상을 설명하는데 쓰인다. There is no branch of mathematics, however abstract, which may not someday be applied to the phenomena of the real world.
-니콜라이 로바체프스키
신은 수학적인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는다 - 그는 실험하여 조정할 뿐이다.
God does not care about our mathematical difficulties - He integrates empirically.
-알버트 아인슈타인

(출처 : 위키피디아)

아무리 순수 수학을 연구하더라도 현실 문제에서 눈을 돌리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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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6 11:30 2009/03/06 11:30
요즘 열심히 수학에 관련된 흥미로운 문제를 만들어 보려고 하고 있는데, 힘들다.
억지로 떠올리려하면 아이디어란건 도망가버리는거 같다.

적절한 문제를 생각하고, 그걸 확장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아이디어가 될텐데, 왜 이렇게 안 떠오르는걸까. 창의성이 가면 갈수록 부족해지는 나를 발견하는 것만 같다. 뭔가 억눌려 있는 그런 느낌이랄까. 무언가 상쾌한 해방구가 나타나서 내 모든것, 특히 내 상상과 생각이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다.


지난 학기는 왠지 모르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전공과목들로 시간표를 채우고 열심히 들었는데 뭔가 정의와 증명을 외우기만 하는데 잠시 회의감이 들었달까. 그래도 시험땐 흥미로운 문제가 많이 나와서 좋았지만, 숙제는 정말 고역이었다. 이것들이 모두 나중의 더 자세한 공부와 연구를 위해 필수적인거라는건 알지만, 흥미를 잃고 있는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이 흥미를 어떻게든 다시 끌어올릴 방법은 없을까.

어쩌면 나도 모르게 수학과 눈을 마주치는 것을 피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전산학을 복수전공하려고 결심한 것도, 다음학기는 그냥 다 밀어버리고 전산과 과목만 들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아직도 수학을 좋아하는 것만은 변함이 없지만 스스로가 해낸 것, 하고 있는 것이 없다는 것에서 좀 서글픈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가을학기의 첫 주에 수강신청을 확정짓는 것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리라고 본다.


덧) 왠지 요즘엔 머릿속이 완전 하얗게 변한 것만 같다. 아예 다음 학기엔 스스로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겨 '해낼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버릴까? 그게 오히려 속 편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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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2 17:21 2007/08/12 17:21
번역이란 참 힘든 일이다.

최근에 문제 번역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느낀 점인데, 다른 언어를 모국어로 옮기는 것도 굉장히 힘든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다른 언어를 모국어로 옮기는게 이렇게 힘든데, 모국어를 다른 언어로 옮기는 것은 얼마나 더 힘든 작업일까! 하지만 이런 작업이 어려운 만큼 제대로 번역을 하지 않았을때 독자가 그 글을 읽으며 느끼는 난해함은 훨씬 더 클 것이다. 번역하는 사람은 힘들어하고 독자는 더 높은 퀄리티의 번역을 원한다. 이건 역자와 독자 사이에 결코 완전히 메워지는 일은 없을, 그런 커다란 골짜기나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수학 문제는 일반 문학 작품과는 다르게 비유와 상징이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번역이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하지만 수월한 작업 중에서도 걸림돌이 몇몇 있는데, 대부분 영어의 언어적 구조와 한국어의 언어적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에서 기인하는 문제점이다.


1) 어순이 달라서 생기는 문제점

영어와 한국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어순이 다르다는 점이다. 그래서 보이는 대로 번역을 하다보면 어색한 문장이 되기 쉽다. 이럴 때는 정말 재량껏 뜻을 보존한 채로 말이 되는 한글 문장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Let a, b, c be side lengths of a triangle with a+b+c=1

이라는 문장이 있으면 이것을

a) a, b, c는 삼각형의 세 변이며 a+b+c=1이다.
b) a+b+c=1인 삼각형의 세 변 a, b, c가 있다.
c) a, b, c는 a+b+c=1을 만족하는 삼각형의 세 변이다.
d) 삼각형의 세 변 a, b, c가 a+b+c=1을 만족한다고 하자.

등으로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만족한다고 하자' 같은 문장이나 '만족한다'라는 문장은 어색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 경우 a를 선호하는 편이다. (이 경우엔 상관 없지만) b는

(a+b+c=1인 삼각형)의 세 변 a, b, c가 있다.
a+b+c=1인 (삼각형의 세 변 a, b, c)가 있다.

를 혼동할 수 있기 때문에 1에 비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2) 수동태의 문제점

영어엔 수동태가 엄청나게 많이 쓰이지만, 한글에선 별로 쓰이지 않는 표현이다. 예를 들어,

Some marbles are distributed over 2n+1 bags.

라는 문장을 "구슬 몇개가 2n+1개의 가방에 나눠져 있다."라고 번역하기 보다는 "2n+1개의 가방에 구슬 몇개를 나누어 넣었다"라는 표현이 좀 더 자연스럽다. 번역하면서 나도 모르게 수동태를 그대로 번역하는 일이 많은데, 아무 생각없이 뜻을 그대로 옮길때는 알아채기 어려운 실수다.


3) 관계대명사 문제

수학 문제를 번역할 때 가장 곤란했던 부분이 관계대명사를 처리하는 부분이었다. 한국어는 서술하는 부분이 보통 문장의 앞쪽에 오기 때문에, 주어보다 훨씬 더 긴 서술부가 관계대명사 형식으로 문장의 뒤쪽에 오는 영어를 그대로 번역하기는 꽤나 난감한 일이다. 이런 경우 문제의 문맥에 맞춰 그냥 그 서술을 짧은 서술부로 고쳐 문장의 앞에 갖다 놓거나, 혹은 접속사를 이용하여 문장을 끊어주는 일을 해야한다.

이런 경우 보통 "which ~"와 같은 문장보다는 "such that ~" 구문이 사용된 문장이 훨씬 번역하기 곤란하며 가끔 나오는 "satisfying the following condition: ~" 같은 구문도 정말 곤란하다.


4) 여러가지 표현 문제

"positive integer"라는 명사절을 생각해보자. 이 명사절은 '양의 정수'라고 번역하는 것 보다 '자연수'라고 번역하는 쪽이 자연스럽다. 이처럼 표현 상에서 직역하면 어색한 느낌이 나는 표현이 많다. 이것은 두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문제다. "for each", "for all", "respectively"등의 표현 등이 이런 문제를 많이 일으킨다.

이 외에도 나 자신의 번역투가 어색한 부분(영어나 일본어체의 번역 - 특히 of가 많이 들어가는 문장이면 심해진다), 영어 문장이 한글 문장에 비해 길어서 생기는 문제점 등이 있다.

수학 문제는 말이 애매하면 문장의 뜻이 완전히 달라져 구하라는 것이 달라지거나 조건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번역을 하면서 여러가지로 신경써야 할 점이 많았다. 번역에 걸린 시간은 한 문제당 10분에서 많게는 40분정도. 쉬운 문제는 보자마자 거의 바로 번역이 되지만, 어떤 문제는 그림을 그려보지 않고는 도저히 한글로 설명하기 힘든 경우도 있었다.
기하 문제는 위치관계를 영어에서 한글로 바로 직역하면 한글이 꼬여 애매한 문장이 되는 경우가 가끔 있어서, 그림을 그려 완전히 새 문장으로 그림을 설명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수식은 없고 말 만으로 채워진 조합수학 문제. 이런 문제는 문장이 길고 문제를 재미있게 하기 위해 도입되는 '의회'라던가 '친구끼리 편지를 보낸다'등의 설정이 있어 그런 부분을 한글로 매끄럽게 옮기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수학문제 번역을 하면서 영어로는 문제를 어떤 식으로 서술하는지 여러 시각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도 이런 일거리가 들어오면 사양치 않고 열심히 해 볼 생각이다 :-)

덧) 전부터 궁금했던 것 하나. 받침이 있으면 '~이다'를 쓰고 아니면 '~다'를 쓴다고 알고 있었는데 많은 수학문제에는 '자연수이다' '정수이다' '서로 소이다' 같은 표현이 많이 쓰인다. 이것은 둘 다 허용되는 표현이며, 문체에는 '~이다'를 많이 쓴다고 한다(반대 경우인 받침에 '~다'는 틀린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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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3 18:27 2007/07/23 18:27
많은 논란이 있을것 같은 질문이긴 한데, 한번쯤 생각해보고 싶었던 문제라 내 생각을 한번 써본다.

'수학은 암기과목인가?'

이 질문에 대해 나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라고 대답하고 싶다. 그런 대답은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느냐 하는 질문이 있을법 한데, 꼭 하나로만 대답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그런 제약은 없으니까 :-) 사실 이런 질문에는 어떤 대답을 하느냐 보다는 왜 그런 대답을 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수학을 전공하려고 생각해 몇몇 수학과목을 들어봤고, 앞으로도 여러 과목을 듣고 연구 활동을 할 생각인 나로서는, 저 '암기과목'이라는 말에 어느정도 손을 들어주고 싶다. 고등학교나 중학교에서 말하는 암기와는 개념이 약간 다르겠지만 확실히 대학 학부과정의 수학에서는 암기가 필수적이다. 처음 나오는 정의부터 시작해서 여러 정리들의 증명까지. 이 기본적인 것들을 일단 외우지 않으면 다음 과정의 심화된 부분을 이해하기 힘들어진다. 또, 이런 기본적인 증명의 형태로부터 무한히 많은 변형된 증명이 파생되니 암기는 더없이 중요한 부분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외우느냐? 그렇지는 않다. 증명의 세부적인 과정을 몸으로 느끼고 그것을 체득하여 외우는 것이 진정한 암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용어 정의나 유용한 정리가 어떤 것이 있는지는 무작정 외울 수 밖에 없지만, 증명 과정의 아이디어는 머리로 이해하고 많은 문제 풀이를 통해 몸으로 체득하는 수 밖에 없다. 증명 아이디어를 무작정 외워 다른 문제에 적용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암기는 이해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암기 없는 빈약한 이해만으론 부족한 면이 많다. 암기와 이해는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증명 과정을 단순히 암기하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으며, 증명 아이디어를 이해는 했지만 돌아서면 까먹을 것을 이해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둘은 항상 같이 다니는 실과 바늘 같은 존재며, 한쪽만으로는 불완전하다.

앞에서 '중고등학교와는 다르다'는 부분을 언급하였다. 중고등학교 과정에서는 암기만 하여도 문제의 유형이 비슷하기 때문에 충분히 문제를 해결하고 높은 점수를 딸 수 있으며 이해만 하여도 직관이 그대로 통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직관과 수학적 감만 가지고도 문제를 풀 수 있다. 그래서 암기나 이해 중 어느 한쪽이 결여되어 있어도 부족함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한쪽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두 요소 모두 매우 중요하며 중요성을 착각하여 한쪽만으로 만족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결국 중고등학교에서 수학이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사고력을 높이고 논리적 생각을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단순 암기보다는 원리를 이해하는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덧) 경시대회에 이젠 암기가 거의 필수적인거 같은데, 암기도 좋지만 증명 과정을 이해하고 응용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암기를 통해 문제에 대한 감을 기를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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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2 18:38 2007/07/22 18:38
요즘들어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내가 과연 수학을 계속하면서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잘해낸다 하더라도 과연 미래에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수학을 계속해서 정말로 남는것은 무엇일까. 이런 문제들을 일단 뒤로 미루어 둔다고 하더라도, 눈앞에 있는 군대 문제나 대학원 진학등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게 좋을 것인가 등의 수많은 문제가 남아있다.

그저께 곧 졸업하는 수학과 분과 이야기를 하면서 과연 우리나라에서 수학을 하는 것이 비전이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별로 낙관적인 이야기는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기초과학의 하나인 순수수학을 계속 공부하고 연구하려면 외국에 나가야한다는 것이 대화의 핵심이었다.

우리나라 수학은 50년 뒤처져 있다는 그런 말이 있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확실히 국내의 수학은 뒤처져 있는것 같다. 책만 보더라도 한국인이 쓴 책은 극히 드물다. 이것은 일본인이 쓴 유명하고 중요한 책이 상당히 있다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수학이 뒤처져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외국의 빠른 학술적 변화를 잘 캐치해내어 가장 앞서서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기초과학분야가 매우 취약한 것 같다. 한국에는 수학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논리학 등의 분야에 서 연구하는 사람이 없다. 또, 수학을 하고 나서 수많은 사람들이 응용분야로 빠진다. 물론 응용분야도 중요하다. 하지만 순수수학을 하는 사람이 없다면 응용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현실적으로 순수수학은 돈이 되지 않는다. 돈이 되지 않는 분야이기 때문에 국가에서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이런 점이 많은 이들이 고개를 돌리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 같다. (그래도 KAIST나 서울대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순수수학을 하려는 것 같다. 수학과가 없어진 대학들도 있지만.)

전산분야에서도 약간 그런 경향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전산논리학 같은 과목은 갈수록 수강생 수가 줄어들고 많이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분야에는 수강생 수가 늘어난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것 같지만, 반대로 사람들이 기초가 되는 부분을 회피하고 응용만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실 전산과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KAIST정도 되는 대학에서라면 전산논리학이나 계산이론과 같은 이론적이고 기초적인 부분의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학생들이 그런 내용을 알고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로 주절거렸는데, 결국 결론은 기초과학을 더욱 튼튼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우 식상하지만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 그런 점에서 전산과 수학을 모두 해보고 양쪽의 기초를 다지고 두 분야를 더욱 튼튼하게 이어줄 수 있는 그런 연구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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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7 01:41 2007/03/27 01:41
시험이 끝났다.
정수론, 선형대수학, 해석학 1의 시험과 덤으로 고급화학까지. 참 힘들게 시험공부 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항상 수학 과목들을 접하면서 느끼는 것은 나오는 사람은 또 나온다는 것이다. 오일러, 라그랑지, 가우스 등의 이름은 어느 과목을 가나 빼놓지 않고 등장한다. 잘 생각해보면, 한 세기에 나타나는 수학 천재 혹은 수학의 대가가 꼭 한명은 있어서 그 시대의 수학 발전에서 그를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고대의 유클리드와 피타고라스를 필두로 하여 중세 초기엔 프랑스 수학자인 페르마와 코시, 중기에는 독일 수학자인 가우스와 오일러(사실은 스위스 사람이다), 그리고 중세 후기에서 근대에는 라그랑지나 라마누잔 같은 천재들이. 수학이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기에 현대에는 발전이 더딘 편이기는 하나, 폴 에어디시와 같은 사람도 그 부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도대체 이런 이들은 (수학 내의) 그 많은 분야를 어떻게 섭렵하고 그런 정리나 가설 등을 생각해 낸 것일까?

내 주변 사람들 중에서 나온 가설 중에, 그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왔다는 가설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오일러가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으로 의심되는데, 오일러는 수학사상 가장 많은 저술을 하였으며, 그 양이 무려 45권의 저서와 700여편의 논문에 이를 정도이니 어떻게 그 많은 저술을 혼자, 그것도 눈이 먼 후에도 하였을지가 큰 의문이 된다. 그래서 우리가 세운 가설은, 오일러가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수학적 지식들을 가지고 과거로 와서 그것들을 자신의 업적인 양 발표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불행하게도 눈이 멀게 되었고, 그 후 17년간 그는 자신의 기억에 의존하여 수학적 지식들을 발표하였는데 그 내용이 정확하지 않아 일부 그의 논문에 틀린 점이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그는 수학 내용을 모두 발표하지 못하고 딱 그 시대까지 발전한 내용을 발표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이것은 단순한 우스갯소리에 가깝다. 하지만 정말로 그런 것을 믿고 싶을 정도로, 일부 수학자들은 너무나도 큰 업적을 이루어 냈다. 그런 점에서 생각할 때, 수학적 재능은 정말로 0 아니면 1인것 같다. 단지 그 재능이 1인 사람들은 극히 드물며, 거의 모든 사람이 0의 재능을(심지어 수학하는 사람도) 갖고 있으니 수학을 하는데 재능을 운운하는건 오히려 필요없는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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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5 04:14 2006/04/25 04:14

직관주의 학파


직관주의 학파에 대한 생각

직관주의는 굉장히 특이한 시도를 한 것이라 생각한다. 배중률을 거부하고 '구성적 증명'을 원했으며, 귀류법과 같은 간접증명법을 부정해 버렸다. 이때까지 접한 많은 증명 중 귀류법을 사용한 것이 거의 반쯤 되며, 가장 즐겨쓰는 방법도 귀류법인데, 이를 부정하는 것은 굉장히 파격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그들은 실무한을 부정했는데, Cantor's Diagonal Argument와 같은 방법은 자연히 배제되게 된다. 칸토어의 방법은 귀납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무한한 수열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은 굉장히 파격적이기는 하지만, 수학에서 초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존재성만 증명하는 것이 과연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라는 의문에서 출발하여 어떤 것의 존재성을 주장한다면 존재함을 보이라는 그들의 메시지는 강렬하다. 앞서 포스팅한 Legendary proof를 떠올려 보자. 직관주의 학파는 이러한 Legendary proof를 배제하고 굉장히 구성적인 방법을 요구하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은 꽤나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수학에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Legendary proof가 아닌, acceptable proof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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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6 16:08 2006/04/06 16:08

예전 글 중에 Legendary Function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다.
최근 해석학과 정수론, 그리고 선형대수학을 수강하고 있는데, 예전 글의 'Legendary'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과정이 많았기에 이렇게 오랜만에 글을 쓴다. 증명 과정 등에서 어떤 논리적인 합당함, 즉 타당성 없이 어떤 것을 가정하여 '그것에 대해 잘 성립하므로' 옳다라고 주장하는 방식이 바로 이 방식이다. 이 방식은 종종 수학 문제에서 쓰이며, 특히 고난도 수학경시 문제의 풀이에서 많이 보이는데, 보조선을 그어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 자체가 이 Legendary한 방법에 속한다.
문제를 풀기 위해 우리는 역추적 방법을 사용하곤 한다. 역추적 방법이란 문제의 답으로부터 거꾸로 과정을 거슬러 올라가는 방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forall\epsilon\textrm{, } \exists \delta>0\text{ s.t. }|x-c|<\delta\textrm{ }\Rightarrow\textrm{ }|f(x)-L|<\epsilon


의 극한의 정의에서, 우리는 임의의 \epsilon에 대해 위 조건을 만족하는 \delta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위의 조건에서 if 구문에 선행하는 것은 \delta에 관한 조건이다. 따라서, \delta에 대한 식으로부터 관련된 \epsilon을 찾아내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경우 \delta를 가정하여 \epsilon을 찾고 과정을 역으로 하여 마치 \epsilon에 대해 \delta를 찾은 듯 증명을 완결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증명을 완결시키는 경우, 풀이 과정에서 역추적의 과정은 불필요하다. 따라서 많은 경우 우리는 앞에서 한 역추적의 과정을 생략한 채로 어떤 특별한 \delta를 가정하여 저 조건을 만족함을 보여 증명을 만족스럽게 끝마친다.
한편, 규칙성을 찾아야 하는 문제도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어떤 복잡한 선형이 아닌 계차 방정식이 주어져 있고, 이것의 성질에 대해 탐구하는 문제가 있다고 하자. 그러면 우리는 보통 계차 방정식의 일반식을 먼저 구하려 할 것이다. 이 경우 겉보기로는 선형이 아니라 일반식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복잡한 계차방정식이라 할 지라도, 의외의 규칙성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초항부터 몇개의 항을 계산하는 방법을 통해 규칙성을 찾으려 할 것이다. 복잡한 계차 방정식과 같은 관계식이 있을 때 사람들은 대체로 초항을 얼마 적어보고 규칙성을 찾으려 노력한다. 이렇게 찾아진 규칙성은 귀납법을 통해 증명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이루어지는 어떤 연상과정은 풀이에 생략되는 경우가 많고, 어떤 특별한 듯 보이는 것을 가정하여 귀납법으로 푸는 풀이는 이해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Legendary라고 느끼는 많은 풀이들은 아마도 이러한 역추적의 과정이나 규칙성의 발견 등, 인간이 풀이를 위해 해온 연상과정을 생략하기에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풀이가 간결하지 못하고 증명 과정 자체에는 하등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일이라 생각하여 증명을 줄인다. 하지만, 그것은 좋지 않은 일이다. 논리적 전개에 허점이 없을지라도, 비록 그 풀이가 매우 신비한, Legendary proof라 할지언정 연상과정은 명시되어야만 한다. 신비한 풀이를 하고자 노력하지 말자. 충분한 설명과 구성적이고 이해가 쉬운 풀이를 남들에게 보이자. 시작이 반이라 했다. 전개 부분의 논리적 흐름이 누구에게나 매끄러울 수 있는 풀이야말로 진정한 Legendary proof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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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6 14:52 2006/04/06 14:52